[동방]어느 공기의 마녀 이야기 (7) 시아와 태양의 밭과 쿠로에 망상과 창작 구역

-부족한 몸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제가 여자의 몸이 된지 대충 2년하고 10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어색했습니다. 화장실이라던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두꺼워져만 가는 흉부 장갑. 어깨 결림 등등. 삶의 모든 것이 바뀐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뭐, 지금은 울고 싶을 정도로 익숙해졌습니다. 가끔 여자로서의 생활이 더 편하지 않나? 라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딱 하나! 이것만큼은 몇 번을 경험하고, 노력해도 답이 없습니다. 진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아는 거 많고, 경험도 많을 거 같은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요괴의 현자라 불리는 유카리 씨도. 움직이지 않는 도서관이라 불리는 파츄리 선생님도. 달의 두뇌라고 불리는 에이린 씨까지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욱! 우워웩!"
"오빠, 괜찮아?"
 
10~20대 여성이라면 한 달에 한번 매번 찾아온다는 그것! 마법의 날입니다. 정말 이것만큼은 못 참겠습니다. 온 장기가 비틀어지는 것만 같은 복통에 허리도 끊어질 것처럼 아파죽겠습니다. 거기다 아침에 미음 조금 먹은 게 잘못되었는지 아까부터 계속 구역질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미치겠다."

미쳐버릴 거 같습니다. 지금 당장 저를 괴롭히고 있는 빌어먹을 장기들과 척추를 뽑아버리고 싶습니다. 왜 제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왜-! 우울하고, 짜증나고, 기분 더러워죽겠습니다. 정말 죽고 싶습니다. 너무 짜증나고 아파서 저도 모르게 제 등을 두드려주고 있는 시아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그만! 그만!!! 아프잖아!!! 너, 나한테 무슨 감정 있냐?!"
"미, 미안해."
"사과하지마!"

아아, 저, 지금 뭐하고 있는 걸까요? 시아는 저를 생각해서 등을 두드려줬고, 그렇게 세게 두드린 것도 아닌데- 짜증을 내버린 걸까요?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 걸까요? 별것도 아닌 일에 동생에게 성을 내는 제 자신에게 짜증이 나고, 오늘이 그날이라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나며, 제 몸을 이 꼴로 만든 유카리 씨에게도 짜증이 납니다. 정말 모든 것이 짜증납니다.
 
진짜 중증입니다. 다른 지인들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하던데- 저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소매로 입가를 닦은 후, 책상으로 엉금엉금 기어가 책상 서랍에서 환약 하나를 꺼냈습니다.
 
"아, 물 가져올게."
 
제가 약을 꺼내는 것을 본 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습니다. 제가 서랍에서 꺼낸 이 약은 그 날만 오면 신경이 무척 날카로워지고, 통증도 심각한 저를 위해 에이린 씨가 특별히 제조해주신 환약으로 약효는 심플합니다. 먹으면 저는 하루 종일 죽은 듯이 자게 됩니다. 자고 일어나면 어떤 원리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나아집니다. 역시 치트 약사. 그날이 올 때마 매번 먹고 있습니다.
 
"오빠, 여기 물."
 
부엌에서 돌아온 시아가 물컵을 건네줬습니다. 센스 있게 차가운 물이 아니라 미적지근한 물이군요. 저는 그녀가 건네준 물컵을 기울여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말했습니다.
 
"고마워. 그리고 아까 미안해."
"괜찮아. 그럼 오빠, 잘자."
"오냐."
 
저는 환약을 입안에 넣고, 꼭꼭 씹었습니다. 으~ 쓰다. 입안에 가득 퍼진 쓴맛을 씻겨내기 위해 물을 쭉 들이켰습니다. 휴- 역시 에이린 씨의 약입니다. 약을 삼킨 지 몇 초도 지나지 않았는데,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졸음이 몰려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
 
저기, 유카리 언니. 이거 오빠 공책인데 제가 멋대로 써도 되나요? 그렇군요. 쿠로코 오빠가 부탁했다면 어쩔 수 없죠. 글재주는 없지만, 열심히 쓰겠습니다. 오빠가 기록하는 이야기보다는 재미없겠지만 열심히 쓰겠습니다.

"쿠로코 오빠?"

에이린 언니의 환약을 삼킨 쿠로코 오빠는 쓰러지듯이 바닥에 엎드려 잠드셨습니다. 저는 그런 쿠로코 오빠를 마법으로 조심스럽게 띄워 이부자리에 눕힌 후, 저번처럼 감기에 걸리지 않게 두꺼운 이불을 꺼내 덮어드렸습니다.

"다행이다."

무척 평온한 표정으로 잠이 든 쿠로코 오빠를 보며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아까까지만 해도 고통에 몸부림치며 펑펑 우셨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다음에 영원정에 가면 에이린 언니께 꼭 감사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좋은 꿈 꿔. 오빠."

저는 오빠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살금살금 까치발을 하고, 방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제 무엇을 할까요? 청소는- 오빠가 주무시고 있으니까 무리. 설거지는 아까 했고, 아, 빨래가 있군요. 저는 종종걸음으로 욕실로 걸어가 빨래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좋은 아침이군. 시아.
"안녕하세요. 늑대 아저씨."

마당으로 나오자 늑대 아저씨가 귀를 쫑긋 세우며 저를 반겨줬습니다. 저는 늑대 아저씨에게 다가가 그의 등을 쓰다듬었습니다.
 
-빨래하러 나온 건가?
“네.”
 
늑대 아저씨의 물음에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법으로 사람 몸통만한 물의 구를 만들었습니다. 그 안에 가지고 온 빨래를 전부 집어넣었습니다.

-그는?
"오빠는 오늘 그날이라 약 먹고 자고 있어요."
-그런가? 매달 고생하는군.
"그러게요. 정말이지. 제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어요."

아, 그러고 보니 전에 도서관에서 자신의 고통이나 아픔을 상대에게 감기처럼 옮기는 마법을 쓰는 마녀 할머니가 나오는 책을 플랑 언니랑 같이 읽었습니다. 만약 그 마법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반대로 상대의 고통이나 아픔을 저에게 옮길 수 있는 마법도 존재하지 않을까요?

으음, 다음에 홍마관에 가면 파츄리 언니에게 그런 마법이 있는지 물어봐야겠습니다. 오빠가 다치고, 아플 때마다 제가 대신 아프게요. 저, 아픈 것을 티 내지 않고 참는 거. 예전부터 잘했거든요. 절대 오빠에게 들키기 않을 자신이-

-시아, 그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마법을 익히는 것은 자유지만, 만약에 그대가 쓸데없는 마법을 익혀 조금이라도 아픈 모습을 보인다면 나는 그와 에이린 님에게 그대가 얼마나 쓸데없는 마법을 익혔는지 말할 거라네. 그럼 그와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나보다 그대가 더 잘 알고 있겠지?
"윽!"

치, 치사합니다. 비겁해요. 만약 이 사실을 쿠로코 오빠나 에이린 언니에게 들키게 되면 쿠로코 오빠는 회초리를 들것이며, 에이린 언니는 의사 언니 말 안 듣는 나쁜 아이라며 벌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에게 미움 받을 겁니다. 늑대 아저씨의 충고에 저는 그를 째려보았습니다.

"우우. 치사해요. 늑대 아저씨. 정말 비겁해요. 늑대 아저씨, 바보! 멍청이! 멍게! 해삼! 짐승! 이제 늑대 아저씨하고 절대 말 안 할거에요! 쓰다듬지도 않을 거에요!"

늑대 아저씨는 저의 말에 알았다는 듯이 위아래로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바닥에 엎드려 눈을 감았습니다. 낮잠이라도 주무시려는 걸까요? 주무실 거면 집안으로 들어가 주무시는 것이- 아, 아니지. 늑대 아저씨가 어디서 자든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심술쟁이 늑대 아저씨 따위 신경 끕시다. 빨래나 하죠!

저는 미리 준비해둔 콩가루를 수구 안에 넣고, 물을 조작해 수구를 원통형으로 바꾸고, 원통 바닥에 3개의 날개가 달린 바퀴-쿠로코 오빠는 그것을 교반기라고 함.-를 만들어 고속으로 회전을 시킵니다. 이러면 바깥세계의 세탁기라 불리는 빨래하는 도구처럼 방망이질 할 필요 없이 빨래를 편하고 빨리 할 수 있다고 쿠로코 오빠가 가르쳐줬습니다.

물을 원통 모양으로 계속 유지하고, 바퀴를 회전시키는 게 조금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이라, 좋은 마법 수행이 되고 있습니다. 빨래를 돌리고 있는 동안, 저는 마당에 있는 텃밭으로 가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물을 줬습니다.

"무럭무럭 자라나주세요."
-고마워~♪ -안녕 시아! -나에게도 물을 줘!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안녕하세요. 배추 씨."

저는 작물들에게 골고루 물을 뿌려주며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필요하신 거 있으신가요?"
-없어. -나도 없어! -시아 짱의 사랑이면 돼!
"다행이네요."

빨래가 돌아가는 동안 한가했기에 저는 작물들과 잡담을 나누며 시간을 때웠습니다. 오늘 날씨는 어떻다. 쿠로코 오빠는 지금 아프다. 늑대 아저씨가 너무 심술궂게 군다. 같은 이야기로 작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저처럼 식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주 친한 요괴 언니가 떠올랐습니다. 꽃을 사랑하며, 우아하고 아름다운 꽃의 요괴.

"저번에 한가하거나 오빠가 괴롭히면 찾아오라고 하셨지?"

그러고 보니 언니의 얼굴 본지도 꽤 된 것 같습니다. 지령전에서 연회를 할 때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눴으니까- 못 만난 지 벌써 2달이나 지났네요. 보고 싶어졌습니다. 찾아갈까요? 청소는 지금 방에 쿠로코 오빠가 주무시고 있으니 내일 해야 하고, 빨래는 이제 건조대에 널면 끝납니다. 하지만, 제가 외출하면 쿠로코 오빠 혼자-

-다녀와라.
"?!"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뒤돌아보니 늑대 아저씨가 무척 상냥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자고 있었던 거 아닌가요? 저는 느닷없이 다녀오라는 말을 하는 늑대 아저씨에게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려고 하다가 조금 전에 있었던 일. 늑대 아저씨의 심술이 떠올라서 반쯤 열었던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옆으로 획 돌려 늑대 아저씨의 눈을 피했습니다.

-아직 화가 안 풀린 건가?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작물들과 수다를 떨면서 어느 정도 기분은 풀렸습니다. 늑대 아저씨도 저를 위해서 그렇게 심술궂게 말했다는 거.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유카리 언니가 말했습니다.

-남자라는 종족은 너무 쉽게 용서하면 또 같은 잘못을 저지르니 쉽게 용서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늑대 아저씨는 남자. 지금 용서하면 또 오빠나 에이린 언니를 이용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삐진 척을 했습니다. 늑대 아저씨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알았다. 그럼 용건만 말하겠다. 그는 내가 지키고 있을 테니 그대는 그대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라고 말했습니다. 에? 어떻게 늑대 아저씨는 제가 언니를 만나고 싶은데, 쿠로코 오빠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는 것을 아신 걸까요? 유카리 언니나 에이린 언니처럼 마음을 읽으실 수 있는 건가요? 저의 이런 의문도 늑대 아저씨는 읽으셨는지,

-아까부터 계속 망설이는 표정으로 그가 자고 있는 집을 쳐다보고 있었다.

라고 제게 말해줬습니다. 늑대 아저씨가 오빠를 지켜준다면 믿을 수 있습니다. 늑대 아저씨는 정말 강하고, 현명한 늑대니까요. 저는 늑대 아저씨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금방 다녀올게요."
-아니, 늦게 와도 상관 없으니 즐겁게 놀다 와라. 그도 그것을 바라고 있을 거다.
"저, 빨래 널고 올게요."

부끄럽습니다. 저는 빨래가 들어있는 수구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늑대 아저씨는 정말 좋으신 분인데- 방금 전에 너무 심한 말을 했습니다. 태양의 밭에 다녀오면 저녁에 맛있는 고기 요리를 대접해야겠습니다. 저는 속으로 그렇게 다짐하며 수구 안에 있는 빨래들을 꺼내 물기를 짜낸 후, 건조대에 널었습니다.

"빨래 끝~!"

건조대에 빨래 너는 것을 끝낸 저는 집안으로 들어가 욕실로 갔습니다. 욕실에 있는 거울을 통해 머리에 새집이 생기지 않았는가? 눈에 눈곱이 끼지 않았는지. 이빨에 이물질이 끼지 않았는지 확인한 후. 저의 방으로 갔습니다.

옷장에서 흰색 원피스를 꺼내 옷을 갈아입고, 어깨에는 외출용 물품들이 들어있는 자그마한 가죽 가방. 머리에는 밀짚모자를 썼습니다. 이 정도이면 될까요? 유카 언니는 제가 제일 좋아하고, 동경하는 언니이기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쿠로코 오빠가 깨어있으면 지금 옷차림이 괜찮은지 물어볼 수 있을 텐데- 뭐 괜찮겠죠?


"그럼 다시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놀다 오렴.

저는 늑대 아저씨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하늘 위로 날아올랐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이렇게 혼자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 평소 외출하려고 하면 늑대 아저씨의 등을 타고, 같이 외출했거든요. 아저씨를 타고 지상을 달리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잔잔한 바람이 부는 하늘 위를 나는 것도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태양의 밭으로 가려면-"
"어라? 거기. 시아 짱 아니니?"

하늘에서 태양의 밭으로 가는 것은 처음이기에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등뒤에서 누군가 저에게 말을 건넸고,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양 갈래 머리의 쿠로코 오빠와 붕어빵처럼 닮은 여인이 공중에 떠있었습니다.

"역시 시아 짱이네! 안녕. 시아 짱."
"아, 안녕하세요. 쿠로에 씨."

반가운 표정으로 저에게 손 흔들며 인사해주시는 이 분의 이름은 쿠로에 씨입니다. 쿠로코 오빠와 같은 바깥세계 출신이며 마을에서 요괴 퇴치와 장신구를 만드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아라? 시아 짱. 쿠로코 짱은?"
"쿠로코 오빠는 오늘 그날이라서 집에서 자고 있어요."
"그래? 오랜만에 귀여운 여동생이랑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했더니 그 날이라고? 타이밍 최악이네."

저처럼 쿠로코 오빠와 의 자매의 연을 맺고 있습니다. 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쿠로에 씨와 쿠로코 오빠가 친자매처럼 닮았다는 점과 쿠로에 씨가 먼저 쿠로코 오빠에게 의자매의 연을 맺자고 부탁한 것일까요? 어찌됐든 저의 대답에 쿠로에 씨는 무척 아쉬워하며 제게 질문했습니다.

"그런데 시아 짱은 어디 가니? 마을?"
"태양의 밭이요."
"태양의 밭?!"

쿠로에 씨는 저의 대답에 깜짝 놀라시며 되물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그녀의 물음에 답했습니다.

"네, 유카 언니가 한가하면 놀려오라고 하셨거든요."
"그 카자미 유카가? 시아 짱을? 헤~에"

쿠로에 씨는 무척 흥미로운 눈빛으로 제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조금 기분 나쁘네요. 그녀의 시선이 조금 부담스러웠던 저는 실례라고 생각하지만, 쿠로에 씨와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그럼 쿠로에 씨. 저는 이만-"
"나도 같이 가도 될까? 태양의 밭."

쿠로에 씨의 물음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유카 언니에게 듣기로는 마을 사람들 모두 자신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고 있으며, 너무너무 무서운 나머지 구문사기라는 책에 유일하게 인간 우호도 최악이라 표기하며 공포의 대상으로 불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째서? 쿠로에 씨는 유카 언니가 무섭지 않은 걸까요?

"쿠로에 씨. 저. 지금 유카 언니를 만나려 가는 거에요. 그 카자미 유카 말이에요."
"알아. 나도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 다 듣고, 구문사기도 읽어봤어."
"그런데 어째서?"
"으음- 어째서일까?"

저의 물음에 쿠로에 씨는 팔짱을 끼고,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에 빠지시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시아 짱. 카자미 유카는 어떤 요괴야?"
"유카 언니요? 우아하고, 아름답고, 상냥한 요괴 언니에요."
"그래?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카자미 유카가 무섭고, 위험한 요괴라고 하던데?"
"그건 마을 사람들이 유카 언니를 몰라서 그래요!"

유카 언니가 얼마나 상냥하고, 강하며 아름다운 분인데요!! 쿠로에 씨는 저의 외침에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습니다.

"그치? 마을 사람들은 유카에 대해 잘 몰라. 직접 만나보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만나고 싶은 거야. 큰언니로서 귀여운 시아 짱 말처럼 우아하고, 상냥한 요괴 언니인지 마을 사람들 말처럼 위험하고, 무서운 요괴인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알겠지. 귀여운 막내 동생의 친구. 카자미 유카가 어떤 녀석인지를!"

어떡할까요? 쿠로에 씨가 왜 유카 언니를 만나고 싶은지는 잘 알겠습니다. 저도 쿠로에 씨에게 유카 언니가 얼마나 상냥하고 멋진 분인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으음~ 괜찮겠죠? 쿠로에 씨는 오빠처럼 현명하고 강한 분이니까 괜찮을 거에요. 아마도.

"그럼 같이 가요."
"고마워! 시아 짱!"

***

"귀찮네."
"그러게요."

쿠로에 씨는 자신에게 덤벼드는 야생 요정들을 탄막으로 격추시키며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리셨고, 저도 날아오는 야생 요정의 탄막을 이리저리 피하며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정말 이변도 아닌데, 요정 분들이 귀찮을 정도로 달라붙습니다. 이럴 때 쿠로코 오빠가 있었으면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었을 텐데-

"에잇! 이거나 먹어라! 뇌부 「사이오닉 스톰」!"

쿠로에 씨는 벌 때처럼 덤벼드는 요정들을 향해 짜증을 내며 주머니에서 스펠 카드를 꺼내 발동시켰습니다. 그러자 카드에서 파직! 하고 전격이 일어나며 저희를 공격하던 요정들을 향해 돌격. 눈 깜박할 사이에 요정들을 격추시켰습니다.
 
"속 시원하다!"

요정들을 전부 격추시킨 쿠로에 씨는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저에게 V사인을 보냈고, 저도 귀찮았던 요정들이 사라져서 무척 기뻤기에 쿠로에 씨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습니다. 정말 속 시원한 한방이었어요. 쿠로에 씨.

"어라?"

요정들을 격추시키고, 태양의 밭으로 날아가고 있었는데, 누군가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습니다. 으음- 금발 머리에 십자가 포즈? 저 아이는 분명히-

"바보 블랙이네."
"루미아에요. 제 친구를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지 말아주세요."
"아! 시아 짱이다. 안녕! 시아 짱!"

루미아는 무척 반가운 표정으로 제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저도 손을 흔들며 그녀의 인사를 받아줬습니다.

"안녕. 루미아. 산책 중?"
"아니, 배고파서 밥 먹으려 나왔어. 그런데-"

밥 먹으러 나왔다는 루미아는 제 옆에 서있는 쿠로에 씨를 가만히 응시하더니,

"당신은 먹어도 되는 인간?"

라고 물었습니다. 그녀의 물음에 쿠로에 씨는 곤란한 표정으로 검지손가락으로 볼을 긁적이시더니 그녀의 물음에 답했습니다.

"먹어도 되지만 먹히기 싫은 인간이라고나 할까?"
"그런-건가?"
"그런 거야."
"하지만, 나 배고파."

꼬르르르르- 루미아의 배가 울었습니다. 진짜 배가 고픈가 보네요. 저는 매고 있던 가죽 가방을 열어 고기 조각을 몇 개 꺼냈습니다. 그리고 마법으로 오른쪽 손바닥에 상처를 내서 피가 나오게 한 후, 그 피를 고기 조각에 묻혀 양손으로 배를 부여잡고 있는 루미아에게 내밀었습니다.

"이거 먹어."
"고마워. 시아 짱."

루미아는 제가 내민 고기를 받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행이다. 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식사 중인 그녀에게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오늘도 이걸로 참아줘. 나중에 꼭 먹게 해줄게."
"그런-건가?"
"그런 거야."

루미아를 처음 만났을 때 약속했으니까요. 언젠가 제가 살아가는 의미를 잃었거나 죽기 전에 꼭 루미아에게 먹히겠다고 말이죠.

"그럼 시아 짱. 바이~바이! 먹히기 싫은 언니도 바이~바이!"
"응, 잘 가. 루미아."
"잘 가라. 바보 블랙."

식사를 마친 루미아는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저와 쿠로에 씨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어디론가 날아가버렸습니다.

"저기- 시아 짱."

루미아가 날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쿠로에 씨가 저를 불렀습니다. 쿠로에 씨는 제가 메고 있는 가방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아까 가방에서 생고기를 꺼내던데-"
"아! 이거 늑대 아저씨 간식 겸 비상 식량이에요."
"아니, 그럴 거면 육포나 다른 걸 들고 다니지. 생고기는 조금-"
"늑대 아저씨. 육포 싫어해요."

쿠로에 씨는 저의 대답에 어이없다는 눈으로 쳐다보시더니,

"시아 짱. 손에-"

갑자기 제 오른손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 그녀의 손을 뿌리쳤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 몸에 손대지 말아주세요."
"나야말로 미안해. 미리 양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깜박하고 있었어. 네가 '타인'이 자신의 몸에 손대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그렇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쿠로코 오빠를 제외한 '인간'들이 제 몸에 손대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아니,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평범하게 타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인간' 중에서는 오빠와 친하며 자주 저희 집에 놀려오는 쿠로에 씨 밖에 없습니다.

물론 쿠로에 씨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방금 제가 무척 실례되는 행동을 했는데도 화를 내거나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저에게 사과를 해준 것입니다.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요.

"저기, 시아 짱."
"네?"

쿠로에 씨는 손가락으로 제 오른손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절대 손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나에게 그 손을 보여줄래?"
"아, 네."

저는 쿠로에 씨가 시키는 데로 그녀에게 오른손을 내밀었습니다. 쿠로에 씨는 제 오른손바닥을 보고 살짝 인상을 찌푸리시더니 치유 마법으로 손바닥에 난 상처를 치료해주셨습니다. 아, 쿠로에 씨는 오른손바닥의 상처가 어떤지 보려고 제 손을 잡으려는 거였군요. 그런데 저란 아이는!! 저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그녀에게 사과했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괜찮아. 괜찮아. 양해를 구하지 않고, 멋대로 손을 잡은 나도 잘못했으니까-"
"그치만-"
"진짜 괜찮아."

쿠로에 씨는 계속 괜찮다고 하셨지만, 죄송한 것은 죄송한 것입니다. 나중에 사죄의 의미로 쿠로에 씨에게도 맛있는 요리를 대접해야겠습니다. 꼭!

"아, 시아 짱. 나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네, 물어보세요."

쿠로에 씨의 물음이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대답할 생각입니다. 아까 실례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시아 짱은 쿠로코 짱이 만지는 것은 괜찮지?"
"네, 괜찮아요."

오히려 만져주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럼 언제부터 쿠로코 짱이 시아 짱을 손대는 것을 허락한 거야?"
"처음부터 괜찮았어요."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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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시아는 루미아를 길들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벤트: 쿠로코와 시아의 첫만남이 개방했습니다.]

시아 시점은 쓰기가 벅차네요. 폭주할 수도 없고, 오덕 모드로 변할 수도 없고 굴릴 수도 없어서 더 힘듭니다. 쿠로코를 굴리고 싶어!!!

다음화가 걱정이네요. 신성하신 유카 님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일단 목표는 1주일 안에 쓰자!!

그럼 다들 좋은 밤 되시길 바라며 저는 이만.....


추신) 제 소설 캐릭터들은 어딘가 하나 망가진...


덧글

  • 콜드 2013/01/15 07:14 #

    오빠라고 불리우는 자가 오마이숄더에 마법까지 걸리는 거 보니까 자꾸 웃음이 푸훕~ 데굴데굴.....
  • Lekka 2013/01/15 09:25 #

    호오... 짱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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