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어느 공기의 마녀 이야기 특별편. 발렌타인 이야기(上) 망상과 창작 구역

환상향은 정말 좋은 곳입니다. 사람을 잡아먹는 요괴가 있고,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전기를 쓸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으며,  먹고 살기도 조금 힘든 곳이지만 환상향은 정말 좋은 곳입니다.

 

물도 깨끗하고, 공기도 맑습니다. 이웃사람들과 친해- 제 능력의 특성상 친해질 수는 없지만, 친절합니다. 이곳에서 지내며 몸도 마음도 튼튼해졌으며, 농약걱정 전혀 없는 무공해 채소와 과일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 데이 같은 마귀 같은 커플들의 기념일이 없다는 점입니다!

 

환상향은 시골입니다. 몇 세기 전의 시골이죠. 그러니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같은 저주받을 기념일 따위 마을사람들은 전혀 모릅니다. 케케케. 전혀 모르고 있단 말입니다! 정말 작년에는 행복했습니다. 마귀 같은 커플들의 염장을 안 봐서 정말 좋았죠.

 

키스 데이?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크리스마스? 예수님은 환상향에 없습니다.

 

발렌타인 데이? 연인들의 날?! 농담도 잘하셔. 2 14일은 안중근 의사님이 사형 선고를 받은 날입니다. 잠시 추모의 시간을 가집시다.

 

화이트 데이? 재미있었죠. 국내 공포 게임 중에 명작이죠.

 

크크크. 꼴 좋습니다! 커플 녀석들!! 여기는 솔로들의 성지. 제과 회사에서 만든 저주받은 기념일 따위-

 

"안녕. 쿠로코 짱."

 

한 명의 솔로부대로서 환상향에는 커플들의 기념일이 없다는 것을 기뻐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의 공간에 균열이 생기면서 금발의 수상해 보이는 요괴. 유카리 씨가 능글맞게 웃으며 튀어나왔습니다. , 슬슬 나올 거라고 예상했기에 저는 별로 놀라지 않았습니다. 이 분이 뜬금없이 등장하는 게 하루 이틀 있는 일인가요? 저는 유카리 씨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카리 씨. 무슨 일이신가요?"

"아니, 쿠로코 짱이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는 거 같아서 같이 기뻐해줄 겸 쿠로코 짱과 시아 짱에게 전해줄 것도 있어서 잠깐 와봤어."

 

유카리 씨가 저랑 같이 기쁨을 나누겠다고요? ! 지나가던 개가 웃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 저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유카리 씨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시아는 오늘 홍마관에서 하룻밤 묵고 온다고 했습니다. 사쿠야에게 뭔가 중요한 것을 배워야 한다면서요."

 

참고로 그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비밀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외롭습니다. 저에게 절대 거짓말 같은 것을 하지 않았던 시아가 비밀이라니- 많이 컸습니다. 유카리 씨는 저의 말에 무척 수상해 보이는 미소를 띄우며,

 

"-, 그래? 쿠로코 짱은 좋겠네. 시아 짱에게 수제 초콜릿도 받고-"

"초콜릿이요? 시아가 왜... 설마?!"

", 이것은 내가 주는 발렌타인 초콜릿. 참고로 마음을 담아 만들었어."

 

라며 저에게 포장지로 곱게 싸여진 자그마한 상자 하나를 건네줬습니다. 역시 발렌타인 초코입니까?! 그전에 유카리 씨가 저에게 초콜릿을 줬다고요?! 침착하자. 소수를 세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거다. 소수란 1과 자신 이외의 수로 나눌 수 없는 고독한 수. 저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줍니다. 유카리 씨가 저에게 초콜릿을 줬다는 것. 그것도 수제 초콜릿을 줬다는 것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도대체 어떤 엄청난 일을 저에게 시키려고-

 

"안 뜯어봐? 란의 손맛과 마음이 가득 담긴 애정 초콜릿."

"란 씨가 만든 거에요?!"

 

그거라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죠! 유카리 씨의 말에 저는 기쁜 마음으로 포장지를 뜯고, 상자를 열어봤습니다. 오오! 고양이 모양의 초콜릿. 귀엽네요. 쪽지도 있습니다. 어디어디-

 

언제나 유카리 님의 상대를 해줘서 고맙습니다. --

 

란 씨- 제 고생을 알아주는 것은 란 씨 밖에 없습니다. 저는 란 씨의 쪽지를 구겨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넣고, 란 씨의 수제 초콜릿을 맛보려고 했는데- 없습니다! 란 씨의 수제 고양이 초콜릿이 없어요! 설마?! 저는 황급히 유카리 씨를 향해 시선을 옮겼습니다. 유카리 씨는 무척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로 무언가를 우물거리고 계셨습니다.

 

"유카리 씨!!"

"쿠로코 거는 유카링 꺼. 유카링 꺼도 유카링 꺼."

"쟈이아니즘입니까?! 유카리 씨! 용서 못합니다! 저의- 저의!! 첫 이성 초콜릿을!!"

 

요괴의 현자? 알게 뭡니까? 유카리 씨는 넘어선 안될 선을 넘었습니다!! 저는 증오스러운 눈으로 유카리 씨를 노려보며 스펠카드를 꺼냈습니다. 그런 저의 행동에 유카리 씨는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했습니다.

 

"이래서 동정. 아니, 처녀는-"

"처녀. 아니, 동정이 뭐가 나빠요!"

 

저의 외침에 유카리 씨는 우는 시늉을 하며 불쌍하다는 눈으로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흑흑. 불쌍한 쿠로코 짱. 2X세가 되도록 처녀라니. 걱정하지마. 내일은 처녀 딱지 땔 수 있을 거야."

"유카리 씨. 지금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는 겁니까?"

 

유카리 씨 도대체 무슨 꿍꿍이입니까? 내일 제 처녀 딱지를 땔 수 있을 거라고요? 그렇다면 내일 남자가 저를 덮친다는- 절대 안됩니다! 유카리 씨는 평소의 어딘가 수상해 보이는 미소를 띄우며 말했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내일이 되면 알 수 있을 거야."

"유카리 씨, 내일은 지금입니다."

"후후. 죠죠 엄청 좋아하는구나. 유카링도 좋아해. 그럼 나중에 봐. 쿠로코 짱."

 

그 말을 끝으로 유카리 씨는 틈세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도대체 내일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아아, 모르겠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는 겁니다. 여차하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어딘가 짱 박혀있으면 되죠. 잠이나 잡시다.

 

생각하는 것을 포기한 저는 이불을 꺼내기 위해 장롱을 열었습니다. 장롱 안에는 아까 유카리 씨가 먹은 란 씨 수제 초콜릿-누군가 깨물어먹었는지 한쪽 귀가 없었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상자 하나. 쪽지 하나가 있었습니다.

 

올해도 나를 즐겁게 해줘. 쿠로코 짱! -환상향을 지키는 영원한 17세 이과 미소녀 현자-

 

***

 

"안녕, 쿠로코. 아침이야. 일어나."

 

아침에 눈을 뜨니 백발의 미소녀. 코이시가 저의 배 위에 올라타있는 상태로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습니다. , 꿈이군요. 아직 잠이 덜 깬 거 같습니다. 하지만, 복부 쪽에 느껴지는 무게감은 진짜인데- 저는 일단 아직도 배 위에 올라타있는 코이시에게 말했습니다.

 

"무거워. 내려와."

"알았어."

 

코이시는 순순히 배에서 내려왔습니다. 저는 상체를 일으키고 기지개를 핀 후, 싱글벙글 웃고 있는 코이시에게 인사했습니다.

 

"안녕, 코이시.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 그게 말이지."

 

저의 물음에 코이시는 어깨에 매고 있던 가방에서 포장지에 싸여진 손바닥만한 상자 두 개를 꺼내 저에게 내밀었습니다. 설마 이건?!

 

"발렌타인 데이 양갱이야."

"양갱?"

 

초콜릿이 아니라 양갱?! , 여기는 환상 시골이니까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를 구할 수- 잠깐만! 이게 아니죠!

 

"코이시! , 발렌타인 데이에 대해 누구한테 들었어?"

"야쿠모 유카리에게-"

"유카리 씨!!!!"

 

그 빌어먹을 보라색 할망구! 어제 초콜릿을 주고, 오늘을 조심하라는 이유가 이런 의미였군요! 제길! 제길! 환상향에도 빌어먹을 커플 이벤트가 쳐들어오는 건가요?! 제기랄!!! 커플지옥! 솔로천국!!

 

"저기, 쿠로코. 내가 뭔가 잘못했어?"

 

코이시는 무척 불안해 보이는 표정으로 제게 물었습니다. 아차차. 실수했군요. 코이시에게 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는 코이시가 내민 양갱을 받으며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전혀! 진짜 고마워! 양갱 잘 먹을게. 그런데 왜 두 개야?"

 

하나는 시아 거인가요? 저의 물음에 코이시는 살짝 얼굴을 붉히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뭘까요?

 

"하나는 내가 주는 거. 나머지 하나는 사토리 언니가 갖다 달라고 부탁한 거야. , 철부지 여동생을 잘 돌봐줘서 고맙다는 이유로 말이지. , 오히려 쿠로코를 돌봐주고 있는데. 언니는-"

 

그렇죠. 코이시 말대로 그녀가 저를 돌봐주고 있죠. 능력을 다루는 거라든지 요괴에 대한 거라든지- 어찌됐든 간에 발렌타인 초코. 아니, 양갱은 양갱이니까!

 

"고마워. 코이시. 양갱 잘 먹을게. 사토리 씨에게도 감사히 잘 먹겠다고 전해줘."

"사실 나는 양갱보다는 초콜릿이라는 것을 주고 싶었지만."

"?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지저에서 가장 좋은 양갱이니까 맛있게 먹어."

", 고마워."

 

기분 탓인가요? 방금 코이시가 작은 목소리로 초콜릿 어쩌고를 말한 거 같은데- , 코이시가 아무것도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닌 거겠죠. 그나저나 오늘은 파츄리 선생님의 마법 강의가 있는 날이네요. 어서 옷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그 때, 책상 위에 있던 연락용 수정구슬에 빛이 나면서 파츄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쿠로코, 일어났어?

 

파츄리 선생님의 목소리에 저는 이부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책상 위에 있던 수정구슬을 조작해 파츄리 선생님에게 말했습니다.

 

", 일어났어요. 무슨 일인가요? 파츄리 선생님."

-오늘 수업 말인데- 오후부터 시작하기로 했으니까 점심 먹고 도서관에 와줘. 그럼 이만.

 

파츄리 선생님은 그 말을 끝으로 연락을 끊었습니다. 무슨 일 있는 걸까요? 또 마리사 녀석이 쳐들어왔나? , 어찌됐든 파츄리 선생님이 점심 먹고 오라고 했으니 시키는 데로 해야죠. 그럼 오늘 아침과 점심은 나가서 먹을까요? 밥하기 귀찮으니까요. 저는 옆에 있는 코이시에게 물었습니다.

 

"코이시, 나 이제부터 마을에 가서 밥 먹을 생각인데. 너는 어떡할래?"

"같이 가."

"알았어. 그럼 옷 갈아입게 나가."

 

저는 몸은 여자이지만, 영혼은 남자입니다. 코이시를 방 밖으로 내보낸 저는 옷장에서 옷을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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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저는 초코를 받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 분신. 쿠로코가 초코를 받은 소설을 쓰겠습니다!!

엉엉. 초코 받고 싶어요!! 대리 만족을 위해 소설을 쓰고 있는데..... 왜 쓰면 쓸수록 허무감이 드는 걸까요?

덧글

  • 콜드 2013/02/15 06:02 #

    론리한 쿠로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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